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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지구 온난화의 주범 메탄

by 자유를 향한 가을하늘 2025. 1. 17.

죽어가는-북극곰
죽어가는 북극곰

1. 지구온난화의 주범 메탄

1) 이산화탄소 이 외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주는 기체들

기후변화에 관한 논의는 대부분 이산화탄소에 초점을 맞춘다. 물론 그럴 만한 이 유가 있다. 이산화탄소는 아주 오랫동안 대기 중에 머무른다. 또 지금까지 일어난 지구 온도 상승의 절반가량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때문이었고, 기후 모형 연구 역시 미래 지구 온도 상승의 대부분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때문에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러나 이산화탄소 이외에도 여러 가지 온실가스가 지구 온난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인간 활동으로 일어난 지구 온난화의 약 3분의 1은 메탄이 일으킨 것이고, 나머지는 아산화질소, 할로카본, 염화불화탄소, 수소염화불화탄소, 기타 산업 화학물질, 휘발성 유기화합물, 일산화탄소, 블랙 카본과 같은 물질들이 복합적으로 일으킨 것이다.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원은 농업과 폐기물(아산화질소, 메탄), 화석연료 생산 및 사용(메탄, 휘발성 유기화합물, 일산화탄소, 블랙카본), 산업 공정 및 가정용 기기(할로카본)다. 이들 중 일부(메탄, 일부 할로카본, 블랙카본)는 대기에 머무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아서 흔히 단기 체류 기후변화 유발물질이라고 불린다.

 

메탄은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 중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끄는 기체다. 메탄은 강력한 온난화 효과를 일으킨다. 배출 후 20년 동안은 이산화탄소 보다 약 83배 강력하고 100년 동안은 30배 더 강력한 온난화 효과를 낸다. 그러나 메탄은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와 매우 다르다.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오랜 시간 머무르지만 메탄은 대기 중에 비교적 짧은 시간 머무른다.우리가 메탄을 방출하면, 그중 80퍼센트 이상이 20년 이내에 수산화 라디칼과의 화학반응을 통해 대기에서 제거된다. 반면에 이산화탄소는 화학반응을 통해서는 제거되지 않고, 육지와 해양의 흡수원에 의해서만 제거된다.

2) 기후 대응을 위해 알아야 할 점

배출된 지 40년이 지나면 메탄은 거의 사라지지만, 이산화탄소는 거의 절반이 대기 중에 그대로 남아 있다. 지금 우리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중 일부(약 20퍼센트)는 1만 년 후에도 대기 중에 남는다고 한다. 바꿔 말하면, 대기 중에 장기 체류하는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누적 배출량을 반영하는 함수인 반면, 대기 중 메탄 농도는 배출 속도를 반영한다.

 

따라서 메탄 배출량이 늘어나지 않으면 대기 외 메탄농도 역시 늘지 않는다. 반면 우리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에 가깝게 줄이지 않는 한, 이산화탄소 배출이 계속되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계속 높아진다. 여기서 우리는 기후 대응과 관련해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이산화탄소는 장기간에 걸친 온난화를 일으키는 핵심 요인이다. 미래 기준선 배출 시나리오(예를 들어 우리가 배출량을 줄이지 않는 경우)에서는 21세기에 진행될 추가 온난화의 약 90퍼센트가 이산화탄소 때문에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온도 상승 억제 효과만을 따지면, 메탄 배출을 줄이는 편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메탄 배출을 줄이면 기온 하강이 즉시 일어나지만, 우리가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화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다고 해도 기온 상승 속도를 늦출 수 있을 뿐이다.

 

셋째, 메탄은 언제라도 배출을 줄여 온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축적된다. 따라서 메탄과는 달리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미루면 향후에 일어날 기온 상승을 막을 길이 없다.

 

마지막으로, 이산화탄소 감축과 메탄 감축에 각각 얼마나 집중할 것인가는 우선순위를 단기적 효과에 두느냐 장기적 효과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기후 티핑 포인트가 임박했다고 생각한다면 메탄 감축이 기온 상승을 빠르게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반면에 2050년이나 2070년의 기온에 초점을 둔다면 당장 이산화탄소 감축을 시행하는 게 더 중요하다. 물론 가능하면 메탄 배출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동시에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3)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차이점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해서, 소를 키우는 목장과 가동을 중단한 발전소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제인은 소 1000마리 규모의 목장을 30년제 운영하고 있다. 이 소들은 날마다 기분 좋게 풀을 뜯어먹은 뒤 트림을 하면서 대기 중으로 메탄을 내뿜는다.

 

그러나 대기 중의 마틴은 지속적인 산화 과정을 거쳐 분해된다. 소들이 배출하는 메탄의 평균 수명은 약 10년이다. 제인이 키우는 소들이 1년에 약 100톤의 메탄(한 마리당 0.1톤)을 배출한다고 하면, 같은 기간에 예전에 그 목장에서 배출되어 대기 중에 들어간 매탄 중 비숫한 양이 분해된다. 따라서 개인이 목장 규모를 1000마리로 변함없이 유지하는 한, 대기 중 메탄 농도 역시 변함없이 유지된다(단, 메탄 분해 과정에서 대기 중에 소량의 이산화탄소가 추가된다)

 

그런데 제인의 마을에는 500여 가구에 전력을 공급해 온 작은 석탄발전소가 있다. 이 석탄발전소는 이산화탄소를 매년 약 1만 톤씩 배출한다. 대기 중에 머무르는 이산화탄소 1만 톤과 메탄 100톤은 동일한 온난화 효과를 낸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제인이 기르는 소들은 작은 석탄발전소만큼 지구 기후에 나쁜 영향을 줄까? 그렇지 않다. 제인이 소의 수를 늘리지 않는 한, 목장에서 배출되는 메탄의 양은 예전에 제인의 목장에서 배출되어 대기 중에서 분해되는 메탄의 양과 같다.

 

그렇다면 석탄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어떻게 될까? 해마다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중 절반가량은 대기에 남고 나머지 절반가량은 육지와 바다의 흡수원에 들어간다. 제인의 목장은 대기 중 메탄의 총량을 늘리지 않지만, 석탄발전소는 이산화탄소를 매년 5000톤씩 대기에 추가한다. 다시 말하면 이 석탄발전소는 제인의 목장에 매년 500마리씩 소가 늘어날 때와 똑같은 온난화 효과를 낸다.

 

이듬해에 이 마을은 태양광 전지와 배터리 저장 장치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기로 하고 석탄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한다. 그러나 대기에는 예전에 석탄 발전소에서 배출한 탄소가 여전히 남아 있고, 이 탄소의 양은 수백 년에 걸쳐서 서서히 줄어들 것이다. 이 석탄발전소는 폐쇄되어 더 이상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데도 당분간은 제인이 키우는 소들과 마찬가지로 지구 온도를 높이게 될 것이다. 반면에 제인이 목장 사업을 접는 순간 메탄 배출량은 0이 되고 소들이 이미 배출한 메탄은 대부분 10년에서 20년 안에 대기에서 사라진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차이점이다. 일단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순간, 우리는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반면에 메탄은 대기 중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대기 중 메탄 농도는 이제껏 배출한 누적량이 아니라 배출 속도에 의해 결정된다. 이산화탄소와 메탄은 둘 다 중요한 온실가스이지만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각각의 배출량 감축 방안을 구상할 때는 이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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